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유소년 경기 중 지도자의 코칭 자제, 리스펙트의 출발점
입력시각 : 18-07-16 13:36  입력자 : 재규어  (118.♡.70.169)
LINK #1 : http://www.kfa.or.kr/info/magazine.asp (65)

대한축구협회는 내년부터 초등부 8인제 축구를 정
식 시행한다. 강원도축구협회가 올해 전국에서 유
일하게 초등축구리그에 8인제 축구를 1년 먼저 도
입하면서 2018 대교눈높이 전국초등축구리그 강원
권역에서 시범적으로 8인제 축구를 만나볼 수 있게
됐다. 기존 11인제 축구에서 8인제 축구로 바뀌면서
생기는 경기장 규격, 경기 규칙, 심판 운영 등의 물
리적 차이점도 흥미롭지만, 경기 중 코칭 방식의 변
화 역시 화두로 떠올랐다. 이번 8인제 축구에 적용
된 지침에 따라 지도자는 특정 시간 동안만 코칭을
할 수 있게 됐다. 경기 시작 전, 선수 교체 시, 하프
타임, 그리고 전후반 각각 2분(13~15분)씩 주어지
는 코칭타임이다.

지도자가 경기 중 일어나 선수들에게 큰 소리로 지
시를 내리는 모습은 모두에게 익숙한 풍경이다. 하
지만 지도자의 세세한, 혹은 강압적인 지시가 선수
들의 판단력과 의사결정능력을 무시함으로써 창의
성 발달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늘 있었다. 8인제 축
구에서는 11인제 축구보다 선수 개개인이 공을 잡
는 시간과 횟수가 많고,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1대1
상황이 많이 발생한다. 선수들이 경기 중의 여러 가
지 상황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
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도자들의 코칭이
자제돼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.

이웃나라 일본에서는 U-12 단계에 8인제를 도입
한지 10년이 넘었다. 지난 2월 영덕에서 열린 2018
MBC 국제 꿈나무 축구대회에서 만난 세레소오사
카 U-12는 경기 중 코칭 자제에 있어 모범적인 모
습을 보인 팀이다. 세레소오사카 U-12의 토리즈카
노부히토 감독은 경기 중 선수들을 격려하거나 칭
찬하는 것을 제외하고서는 선수들에게 많은 지시
를 내리지 않았다. 실점을 하더라도 웃으며 선수들
을 위로하거나 독려하는 모습도 보였다. 경기 전과
하프타임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전체적인 플
레이에 대한 조언을 했다.



“선수들이 매 경기, 매 순간마다
최선의 노력을 다하면서 성장하도록
돕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.”
토리즈카 세레소오사카 U-12 감독



토리즈카 감독은 이 같은 코칭 문화가 “성적보다
선수들의 성장을 목표로 하기 때문”에 가능하다고
밝혔다. 토리즈카 감독은 “팀의 승리보다는 개인의
성장을 목표로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한다. 한 경기,
한 경기를 통해서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이 가장 큰
목표다. 선수들이 매 경기, 매 순간마다 최선의 노
력을 다하면서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 감독의 역할”
이라고 말했다. 선수 스스로의 의사결정을 존중하
고, 그것이 실수로 이어지더라도 질책하기보다는
성장의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.
세레소오사카 U-12는 이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
했으니 결국 성적과 성장,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
은 셈이 됐다.

이미 8인제가 정착된 일본과 이제 도입 과정을 거
치고 있는 한국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.
승리와 성적을 우선으로 여기던 문화가 한 순간에
바뀌기란 어렵다. 강원 권역 리그에서 시범적으로
적용되고 있는 경기 중 코칭 자제 지침은 변화의 출
발점이라 할 수 있다. 지난 4월 13일 강릉 성덕초등
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성덕초와 속초초의 경기를
찾았을 때 변화의 움직임을 읽을 수 있었다. 이돈학
성덕초 감독과 박준헌 속초초 감독은 경기 중 이따
금씩 습관처럼 벌떡 일어나 선수들에게 무언가를
이야기하려다 머쓱하게 다시 자리에 앉곤 했다.

아직은 신선하고 어색한 모습이지만 변화는 분명
했다. 이돈학 감독은 달라진 코칭 방식에 대해 “아
직 서툰 게 사실이다. 아직은 습관적으로 자꾸 말이
튀어 나온다”며 웃었다. 이 감독은 “선수들의 자율
적인 판단력을 기른다는 면에서 좋은 취지와 방법
이라고 생각한다. 지도자들도 시간이 필요하다”고
덧붙였다. 성덕초 5학년 권도윤은 경기 중 감독의
지시를 받을 수 없는 부분에 대해 “아직은 위치를
잘 못 섰거나 했을 때 도움을 못 받는 게 어렵다. 혼
자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할 것 같
다”고 말했다.

대한축구협회는 이번 강원 권역 리그에서의 8인
제 축구 도입으로 나타나는 변화와 효과들을 면밀
히 관찰하며 내년 정식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. 현장
의 목소리에도 계속해서 귀를 기울이며 피드백 과
정을 거친다. 본부석에서 성덕초와 속초초의 경기
를 지켜봤던 조덕제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장은
“지도자들이 의식적으로 지시를 참아주는 모습이
인상적이었다. 그러면서 선수들이 드리블, 패스 등
공을 갖고 스스로 해보려는 모습이 나와 보기 좋았
다”면서 “경기 중 코칭의 범위를 조절한다는 것이
힘들긴 하지만, 이런 새로운 시도를 통해 어린 선수
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잘 지켜봐야할 것”이라고
밝혔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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